시발마린의 배경스토리





기대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실은 이렇다 할 스토리는 없고 설정만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이건 거의 개그겜이에요. 


진지함이란 눈꼽만치도 없지만 게임플레이에 임하는 유저들은 진지함을 유지해야 할 겁니다. 

만만히 보다간 순간 게임오버 거든요.


다만 마린이 속해 있는 부대의 함장은 악질 커맨더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 옛날 처음 '시발마린1 - 헌터 편' 을 만들 때의 설정은 이랬습니다.



저그의 공격을 받은 테란의 보병부대 18사단은 대부분 모두 전멸하고,


남은 것은 커맨더인 함장, 그리고 이제 갓 일병을 단 마린 일병, 그리고 드랍십 조종사인 임요환 대위 (가끔 베르뜨랑 으로 운전교대근무를 합니다)


이렇게 소수정예 병력만이 남아 저그의 여왕 캐리건을 무찌른다는 설정이 있었습니다.



물론 진짜로 싸우는 것은 마린 혼자만이고


함장은 안전한 기지에서 먹고, 마시며, 놀고, 자면서 편하게 명령만 내리는 

전형적인 악질 상관의 이미지를 연출하고요.


물론 실제로 함장의 그래픽이 나온 적은 없고 텍스트로만 표현됩니다.

함장까지 그리기가 귀찮았거든요. 


상대로 나오는 적은

저그 - 라바, 저글링, 히드라, 뮤탈리스크, 스커지, 울트라리스크, 오버로드

프로토스 - 프로브, 질럿, 드라군, 다크템플러, 하이템플러

그리고 최종보스인 캐리건 이 전부였습니다.


이게 시발마린1편의 설정이었고요.



2편인 모빌슈츠레이는 저작권 문제때문에 1에서 이어지지만 살짝 비틀어진 세계관을 가지고 있어요.


일단 적으로 나오는 저그(Zerg)는 져그(Zer9) 로 바뀌었구요.

프로토스(Protoss) 도 푸로토스(Purotoss)로 바뀝니다. 전혀 다르죠? 글자가 한글자씩!

(비슷하게 보이는 것은 여러분의 착각입니다. 착각이에요.)


그리고 크리쳐를 추가했어요. 생물유닛과 기계유닛.


새로 그린것들도 있고요.

절반 이상이 20년 전에 옛날에 '라미아 프로젝트' 라는 슈팅게임을 만들면서 제가 그렸던 캐릭터들입니다.

그래서 더 그래픽이 구려요.


입대한지 몇 년이 지났는지 모르는 마린 일병이 행정병으로 일하다가 갑자기 소집되어 함장에게 끌려와 다시 고통받는다는 평이한 스토리 입니다.


게임 중간에 가끔씩 나오는 드랍십 조종사들의 이름은 제가 좋아하는 테란플레이어들 입니다.


홍진호 선수나 강민, 김동수, 국기봉 이런 선수들도 매우 좋아하는데


원래는 프로토스의 셔틀이나 저그의 오버로드를 탄 조종사들을 표현할까 하다가 역시 귀찮아서 그만 두었습니다.


국기봉 선수가 히드라 타고 다니면서 '난 살아있는 히드라다!' 라고 외치면 꽤 재밌었을 것 같은데...


만들었으면 재밌었을 테지만   ...귀찮아서요.



아무튼 시발마린2의 스토리 역시 제대를 하고 싶으나 함장의 마수에 걸려 평생 제대를 못한다는 단순한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칼날여왕은 절대 죽지 않고 요리조리 도망치고요.


이게 줄거리의 핵심입니다.






뭐, 그렇습니다.  별거 없네요.

















먼저 아래는 나무위키의 시발마린 링크입니다.

https://namu.wiki/w/시발마린


전 부터 봐오던 글이지만 해당 글을 올린 분은 시발마린을 정말 잘 아시는 분 같아요. 


분석이 정말 놀랄만큼 정확합니다. 놀라워요!



나무위키에서 말한데로 시발마린은 난이도가 자비없죠.


순간 방심은 그냥 골로 간다는 진리를 보여주고 있는 전형적인 게임입니다.


제 게임철학이긴 한데 저는 긴장 많이 하는 게임이 재밌더라구요.



그렇다고 여유있는 게임들이 재미없다는 것은 아니구요.


플스3의 저니(Journey) 같은 게임은 정말 재밌게 즐겼습니다. 그 게임은 정말이지 명작이에요. 


저도 아주 어릴적에 돌고래가 그냥 평화롭게 헤엄치면서 바다를 누비기만 하는 게임을 구상한 적도 있었습니다.


아무튼 게임의 성격, 장르마다 모두 장점들이 있는데요.


그 중에 사람을 긴장시키는 게임들은 대부분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옛날에 패미컴으로 지옥의 난이도 록맨1,2 를 할 때 정말 재밌었죠. (3편부터 많이 쉬워지긴 했지만.)


그 옛날 MSX용 사라만다를 플레이 하다가 몇번이고 재믹스 조이스틱을 집어 던졌었던 기억이 있는데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도 사라만다가 제일 재밌었던 것 같습니다.



요즘에는 배틀그라운드를 재밌게 플레이 하고 있는데요.


처음에는 3인칭으로 하다가 더 재밌게 해보자 싶어서 1인칭 모드로 하고 있는데 긴장감이 정말 장난 아닙니다.


물론 갑자기 공격받아 죽으면 굉장히 열받기도 하지만요.



비슷한 맥락에서 스타크래프트도 상당히 긴장해야 하는 게임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시작하면서 부터 일꾼을 나누고, 손을 풀기위해 의미없는 잡손질을 해대는 워밍업과정부터 견제를 막고, 상대의 전략을 파악하여 상성을 찾고, 최적의 공격 타이밍을 찾고, 공격시의 컨트롤과 끊임없는 병력의 후생산 그리고 후일을 위한 멀티기지건설과 자원확보까지....


정말이지 스타크래프트는 긴장 그 자체가 아닐까 싶어요.


저는 시발마린도 당연히 그 연장선상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이 게임의 난이도가 그런 겁니다!!!


뭐, 그렇다구요 ^^




시발마린 탄생과정





저는 스타크래프트를 매우 좋아합니다.


자주 하지는 않지만 지금도 가장 사랑하는 게임입니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가장 오랜시간 희노애락의 감정을 공유했다고나 할까요?  


e스포츠의 태동기부터 스타크래프트 경기를 보면서 너무도 행복했었습니다.


신주영 선수부터 쌈장 이기석, 임요환, 홍진호, 이윤열, 김동수, 강민, 강도경, 국기봉, 조정현, 서지훈, 기욤패트리, 베르뜨랑 등등등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선수들이 보여주었던 신기에 가까운 전략과 플레이들, 

이것은 경기를 넘어 예술로 승화될 정도였으며 저는 너무도 행복한 시절을 보냈었습니다.


그 시기를 직접 목격할 수 있었던 것은 너무도 행운이었고 또한 감사의 뜻으로 뭔가를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그 때가 2000년대 초반이었죠. 게다가 우리나라 월드컵 4강이라는 위업까지... 


당시 저는 너무도 행복함을 주체할 수 없어 어떤 방식으로든 이것을 표출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스타크래프트를 모티브로 한 게임을 하나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전 게임을 못하지만 테란이 주종인데요.  그것도 어떤 종족을 상대로 해도 바이오닉을 주로 씁니다. (그래서 실력이 안늘었던 것이죠.) 


바이오닉의 기본은 마린, 메딕 인데요. 당연히 공격유닛인 마린에게 애착이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기획이나 이런거 없이 그냥 바로 마린을 주인공으로 작업에 착수했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시발마린1 이었습니다.


제목을 짓는 것도 1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시발원숭이 의 계보를 이어 새로운 시발 시리즈로 하나 더 가자! 고 생각하고 바로 시발마린 이라고 이름 지었죠.


원래생각은 1편이 시발마린(始發馬人), 2편이 후발마린(後發馬人) 이었습니다.


시발원숭이 컨셉에도 1편에 등장하는 시발원숭이 (하재학(님)) 과 친한 후발원숭이도 있었습니다. 


아마 후발원숭이가 시발원숭이의 제작자이자 아릭스팀의 유일한 팀원인 제 친구녀석일 겁니다.


시발원숭이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너무 피격판정이 거지같아서(특히 시발원숭이2) 소스를 받아서 제가 피격판정과 옵션모드 등 몇가지를 고쳐서 내놓았던 버전이 있습니다.


당시 제 친구는 옵션이 주인공의 경로를 따라다니는 프로그래밍을 하지 못해서 제가 수정했었거든요. 

또한 탭키를 누르면 시발원숭이들의 옵션(작은 보조원숭이)들 이 대열을 맞추거나 따라다니거나 합니다.

아마 지금 돌아다니는 버전은 오리지날이 버전이 아닌 제가 수정해서 내놓은 버전일 겁니다. 


너무 피격판정이 거지같아서 제가 엄청 구박했었죠.



아무튼 다시 시발마린으로 돌아와서 저도 시리즈의 계보와 네이밍규칙을 지키려고 했는데 결국 지켜지지는 않았네요.


잠깐이지만 모바일용으로 출시했다고 하여 모발마린 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가 이상해서 며칠만에 그냥 다시 원래 이름으로 돌어왔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아무튼 시발마린은 그렇게 스타크래프트1을 오마쥬 하기 위해 만들었고 (라고 쓰고 '컨셉을 다 가져왔다'고 읽습니다!)  1편을 만들 당시 타이틀이나 데모화면 등에 스타크래프트1의 캡쳐화면을 그냥 대놓고 가져다 썼고, 사운드는 아예 스타크래프트1의 사운드를 사용했었습니다.


2편에서는 공개게임이지만 저작권문제로 쫄아서 그냥 대부분 자체적으로 만든 것으로 사용했는데요.  그것때문에 개발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했습니다.


특히 수천개나 되는 픽셀 타일 이미지를 그리느라 정말 죽는 줄 알았습니다. 타일에 비하면 정말 스프라이트 그리는 것는 아무것도 아니었어요. 


저는 마이티파이터2의 수많은 캐릭터 이미지도 거의 혼자 그렸었습니다. 그런데 타일 작업은 정말... 정말 힘들었어요.


모든 타일 이미지 제작자 분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또한 이 자리를 빌어 이 게임의 작곡가이자 만능 엔터테이너인 IR님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그리고 블리자드와 마이크모하임을 비롯한 스타크래프트1 개발진 모두에게 존경과 경의를 표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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